[샌프란시스코/맛집] 2년 연속 미슐랭 star, Octavia
오랜만에 옥타비아에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새 많이 바빴었는지 꽤 오랫동안 옥타비아에 들르지 못했고, 옥타비아에서의 경험이 좋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일요일 저녁이었는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고, 예약 시간에 맞춰서 갔음에도 좀 더 기다려야 했다. 예약 시간보다 약 5분 정도 지난 후에 테이블로 안내되었고, 나의 기분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약간 실망스런 마음으로 메뉴를 펼쳐보니 채식위주의 음식들이 많았다. 샐러드 하나, 파스타 종류 하나, 메인 요리 하나를 주문했다.
와인은 요즘 꽂혀있는 Riesling 중 하나로 시켰는데 테이스팅해보니 거의 디저트 와인에 가까운 맛이라 음식과는 합이 잘 맞지 않을 것 같았다. 고민 끝에 서버가 추천해주는 pinot noir로 바꿨다.
첫번째 나온 음식은 샐러드였다.
SPINACH, avocado, summer berries, hibiscus vinaigrette, fennel, seeded brittle. $16
눈도 즐겁고 입도 즐거운 메뉴였다. 처음 봤을 때 이건 사진을 찍어야 해 라는 생각부터 했다.
식초가 들어가서 상큼하고, 아보카도가 들어가서 부드러웠으며, 베리는 상큼달콤했다. 거기에 고소한 견과류가 더해져 입이 지루할 틈이 없었다. 견과류는 한국의 오란다 과자랑 맛이 비슷한것 같았다. 내가 워낙 그 과자를 좋아해서 이 샐러드가 더 맛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른다.
두번째 음식이 도착하기 전에 씨앗이 겉부분에 빼곡히 박힌 곡물빵이 나왔는데 씨앗을 콕콕 씹는 맛이 좋아서 빵 안쪽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부분은 남기고 겉의 바삭한 부분만 다 먹게 되었다.
두번째 음식인 파스타가 나왔다.
PAPPARDELLE, summer squash, corn, genovese basil, pecorino & romesco. $16
보자마자 먹는 바람에 사진은 남기지 못했다. 호박을 꼭 파스타면처럼 썰어내어서 파스타와 구분이 잘 가지 않았다. 호박과 파스타가 잘 어우러지는 맛이었다. 금방 접시를 비우고 메인 요리를 기다리게 되었다.
메인 요리는 옥수수죽이었다.
saffron POLENTA, wild mushroom, sun-dried tomato, shishito, caciocavallo. $30
LA에서 한국음식과 고기종류를 많이 먹고 와서 도저히 육류나 해산물을 시킬 수가 없었다.
옥수수죽답게 며칠 동안 먹었던 매운 음식들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것 같은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고소한 맛이었고, 버섯, 토마토, 꽈리고추를 차례로 씹는 맛이 좋았다.
이 요리도 접시를 바닥까지 싹싹 비웠다.
음식이 맛있어서 디저트도 주문해 보기로 했다. 선택한 것은 Angel cake. 순전히 이름에 끌려서 결정했는데 맛있었다. 케이크 자체는 너무 달지 않고 촉촉하고 딸기와 소르베가 상큼하게 곁들여져 계속 포크를 가져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들어갈 때는 실망스러웠지만 나올 때는 매우 만족하게 나왔던 옥타비아였다.
미슐랭 원스타는 음식이 훌륭해서 들러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2년 연속 선정된 이유를 알 것 같았다.